전쟁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ft.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다 울어버린 이야기)
무심코 들어선 미술관, 꼭대기부터 한 층씩 돌아 내려오는 중이었습니다. 2층 코너를 돌아서자 하얀 가벽이 제 앞을 떡 하니 막아섭니다. 그리고 그 벽을 메우고 있는 그림, 얼추 가로 2미터, 세로 1미터는 되는 큰 그림. 저는 그 앞에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린아이가 그린 것처럼 단순하지만 힘 있는 그림체와 노랗고 빨갛고 파란 선명한 색깔. 검은 테두리 안을 크레용으로 거칠게 메운 듯한 붓 칠이 그려낸 건 사람과 사람, 야수처럼 변한 사람들, 상처 입어 고통받는 사람들입니다. 하얀 눈 흰자에 검은 눈동자, 그림 가득히 보이는 건 하얗고 뾰족한 이빨과 발톱 같은 손입니다. 서로를 물어 피가 흐르고, 물린 사람들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지릅니다. 물린 상처에서, 벌린 입에서, 휘둥그레 뜬 눈에서 ..
매일같이
2022. 3. 13.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