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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을 마무리하며 던지는 질문 - 맞게 가고 있지? (ft. 월말 리뷰 루틴)

매일같이

by 어쩌다쨈 2022. 3. 1.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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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께 권합니다

바쁜 하루를 살면서도 큰 그림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당신, 2022년, 한 번쯤은 갓생으로 살고 싶은 당신, 2월을 돌아보고 싶은 당신, 3월 계획을 세우는 당신, 보다 효과적으로 한 달을 돌아보고 계획하고 싶은 당신, 다른 사람은 어떻게 3월을 준비하는지 궁금한 당신께 권합니다.

그렇지만 굳이 지난달을 돌아보거나 다음 달을 계획할 여유는 없으신 당신, 당장 하루하루가 급한 당신, 인생의 큰 그림을 생각할 여유가 없으신 당신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3 문장으로 요약하면...

1. 한 달에 한 번,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돌아보고 재정비하는 게 필요하다

2. 지난달을 돌아볼 때 잘한 일을 많이 생각하되 고칠 건 딱 한 가지만 정해서 집중한다

3. 다음 달 계획할 때 어떤 것에 집중할지 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무엇을 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거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해서인가 봅니다. 매월 마지막 주가 되면 저도 모르게 이번 달을 돌아보고 다음 달 주력할 내용을 기술하는 월말 리포트(Monthly Business Review)를 떠올립니다. 월말 리포트라고 하면 관례적으로 작성하고 보고하는 '의무 대항전'처럼 생각하지요. 그렇지만 일상의 잡무, 늘 하는 일처리에서 벗어나 큰 그림을 돌아보고 그려보기 좋은 기회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이제까지 해 온 일, 지금 하는 일이 당초 세웠던 연초 목표 혹은 중장기 목표에 맞게 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재조정하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오전이면 혼자만의 월말 리뷰 및 계획 세션을 갖습니다. 딱 두 시간으로 즐겁고 똑똑하게 한 달을 보내는 저만의 비밀 무기 같은 거라고 할까요. 혹시라도 빼먹는 달이면 이빨 안 닦고 잠자리 드는 것처럼 찝찝합니다. 오래 하다 보니 저만의 돌아보고 계획하는 루틴도 생겼습니다.

 

 

지난달 돌아보기 (월말 리뷰)

회사에서는 지난달 프로젝트를 다 돌아보고 프로젝트 달성률과 비용, 사업 비용과 수익 등을 목표 및 예산과 맞춰 비교하는 데 많은 시간을 씁니다. 한 달에 한 번, 숫자를 제대로 확인하고 당초 계획과 비교하여 얼마나 잘 진행되는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확인하는 건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요소이지요. 그렇지만 나 혼자, 나를 위해 하는 월말 리뷰, 그렇게 딱딱하지도 세부내용에 집착하지도 않습니다. 월말 리뷰에서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멀리, 빨리 가도 나아가는 방향이 틀렸다면 돌아가는 길이 멀어질 뿐입니다. 그래서 저의 월말 리뷰는 아래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에 집중됩니다.

 

1. 이번 달, 잘하고 좋았던 게 뭐였지?

지난달 돌아보며 마무리했던 일, 새로 시작한 거, 잘했던 일, 감사했던 사람, 즐거웠던 일 -- 그 무엇이 되었건 스스로 자랑스러웠던 점, 행복했던 순간을 하나하나 리스트하고 되짚어 봅니다. 저는 제 삶을 주도적으로, 행복하게, 원하는 거 다 이루면서 살고 싶습니다. 이렇게 욕심 많은 저, 누구보다 이해하고 지지하는 건 제 자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에 치이고 원했던 데로 되지 않고 일정에 밀리고 싫은 소리도 듣는 일상에서 벗어나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돌아보며 스스로를 북돋아주어야 할 이유입니다. '망했어'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의외로 즐거웠던 일, 잘했던 일이 촘촘합니다. 이런 작은 성공들이 겹쳐져 나 스스로에 대한 신뢰감이 되고 자연스레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엔도르핀이 마구 솟습니다.

 

2. 지금 맞게 가고 있는 거지?

2022년 신년 계획이나 그에 맞춰 분기 계획을 세우셨다면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시간입니다. (누가 그러냐고요, 제가 그렇습니다. 설마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신년 계획 같은 거 없어도 괜찮습니다.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고 지난달에 내가 한 일, 느꼈던 것들이 그 방향과 같은 결인지 생각해 봅니다. 모든 게 다 어울려져 딱 맞아떨어진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을 경우가 더 많을 거예요. 그렇다고 기죽지 않습니다.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삶이란 물처럼 유연한 것,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나의 미래가 마음 깊숙이 바라는 것과 맞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번 기회에 생각해 보고 정리하면 되니까요. 내가 걷는 이 방향이 맞는 방향인지, 열심히 살았던 나의 어제가 나의 목표에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얼마나 빨리 걸었고, 멀리 걸어왔는지,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그 와중에 지쳐있지는 않은지 다시 생각합니다.

지금 나의 위치가 어디 있는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잘 모르시겠다고요? 그럴 때면 아래의 세 가지 질문을 떠올려 보세요.

1. 내가 당초에 바라고 계획했던 게 무엇이었지?

2. 내가 그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지 나는 어떻게 알지?

3. 나의 계획과 목표를 생각하면 나는 어떤 마음이 들지?

마음이 편한가, 불편한가? 설레나? 두려운가? 그냥 싫은가?

 

3. 이번 달 배우고 깨닫고 개선하고 싶은 거 딱 한 가지는?

돌아보면 실수한 거, 후회하는 게 잔뜩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예전 실수와 후회에 얽매여 찌그러지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나는 안 되나 봐, 이번 생은 망했나 봐'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들어서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악순환 속에서 이미 많이 힘들고 아파했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어차피 지난 일이라며 담대히 털어 버립니다. 저의 제한된 의지력과 에너지와 시간으로는 저의 자잘한 실수와 결함, 다 고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인간인데 나아지는 게 있어야지요. 그래서 그 많은 것 중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 이것만큼은 꼭 고치고 싶다고, 나아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거 딱 한 가지만, 마음에 두고 노력할 딱 한 가지만 정합니다.

이건 미국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 of the United States) 중 한 명인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nklin)에게서 배운 겁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13가지 덕목을 정해서 매주 한 가지씩 집중하고 실천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모두 13주, 4번 반복하면 총 52주, 1년이 되는 것이지요. 저는 벤저민 프랭클린처럼 부지런하지도 꾸준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한 달에 한 가지 실수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정도로 안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질문으로 돌아보는 저의 2월, 엉망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하니 중간은 갑니다. 역시나, 월말 리뷰 하기를 잘했습니다. 벌써 기분이 좋아집니다.

 

1. 이번 달, 잘하고 좋았던 게 뭐였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획대로 매일 500자 이상의 글을 한 편씩 썼습니다. 모두 백일백장 챌린지를 포함한 세 가지 글쓰기 프로젝트 덕분입니다. 그리고 듀오링고(Duolingo) 앱을 이용해 스페인어 공부도 하루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당초 계획에 미치지 않지만 책 2권을 끝냈고 내일 중으로 한 권 더 끝낼 계획입니다. 참, 프로크리에이터(Procreater) 앱을 이용한 디지털 손글씨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반죽 빵 레시피를 이용해 빵도 두 번이나 구웠습니다. 빵 굽기와 프로크리에이터 앱 모두 겨우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낯설고 설레고 불편합니다. 그래도 두려워하지 않고 시작한 스스로를 칭찬합니다.

 

2. 지금 맞게 가고 있는 거지?

2022년, 저의 목표는 글쓰기와 체력 기르기 이 두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꾸준히 글을 쓴 건 잘했지만 체력 기르기는 20점이나 될까요? 2월에는 요가와 달리기를 20일 정도는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겨우 5번, 성취율 25%이니 낙제점도 이런 낙제점이 없습니다. 한 가지 더 꼽자면 2022년 1분기는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겠노라고, 딱딱하고 어려운 벽돌책도 미루지 않고 읽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도 크게 진척되지 않았습니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이런저런 클럽활동에 생각보다 시간을 썼더라고요. 디톡스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쳐낼 건 쳐내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겠구나 싶습니다.

 

3. 이번 달 배우고 깨닫고 개선하고 싶은 거 딱 한 가지는?

바로 기록입니다, 매일의 기록. 매일 글을 썼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고 마음을 덜어내는 글쓰기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달은 새로 시작하고 중간에 그만두고 바꾸고 다시 시작하는 일이 유독 많았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챌린지도 하고 즐거운 시간도 보냈지만 저의 의도와 벗어나기도 하고 잡념도 많아져 집중하기 힘들었습니다. 다음 달만큼은 ‘전념'을 마음에 품고 매일 기록하는 하루를 보내려 합니다.

 

 

이렇게 이번 달을 돌아봤으니 다음 순서는 다음 달을 계획하는 것입니다. 내일, 저와 함께 봄의 시작 3월을 계획해 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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